지난 크리스마스에 처음 만난 또래 여학생을 살해한 10대 남성에 대해 피해자 유족이 엄벌을 촉구했다.
피해자 어머니라고 밝힌 A씨는 지난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랑하는 딸이 크리스마스에 흉기를 지참한 남학생에게 무참히 살해당했다"며 "행복해야 할 크리스마스는 매년 지옥이 됐다.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가해자는 딸을 살해할 목적으로 원주에서 사천까지 먼 거리를 왔다. 치밀하게 칼과 도끼, 휘발유 등을 준비했다"며 "딸은 '터미널에 마중 나가겠다'고 했으나 살인을 마음먹은 가해자는 사람 많은 장소를 피하기 위해 집 앞으로 오겠다고 고집을 부렸다"고 사건 당일 상황을 전했다.
이어 "(딸은 가해자와) 채팅으로만 대화해 일면식이 없어 사람 많은 곳으로 가려 했던 것"이라며 "가해자는 결국 집 앞에 찾아왔다. 아무것도 몰랐던 딸은 미안한 마음에 나갈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A씨는 "가해자는 법에서 정한 소년범일 뿐, 살인해선 안 된다는 정상적 판단을 못 하는 나이 또는 상태가 아니다"라며 "치밀하게 계획된 살인을 했음에도 가해자에게 줄 수 있는 최대 형량은 15년 정도라고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미성년자는 중대범죄신상공개법에 따라 신상 공개가 불가능하다. A씨는 "가해자는 소년범이라 신상 공개도 안 된다"며 "15년 복역하고 출소해도 30대 초반이다. 심신미약 등을 주장하면 형량은 더 줄어들 수 있다더라. 출소하고 보복하러 올까 봐 이사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딸을 먼저 보낸 엄마가 할 수 있는 건 가해자가 최대한 무거운 처벌을 받아 억울함이 조금이나마 풀릴 수 있게 끝까지 싸우는 것"이라며 "불쌍한 딸이 조금이나마 마음 편하게 쉴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A씨는 누리꾼들에게 엄벌탄원서도 작성해달라고 당부했다.
가해자 B군은 지난달 25일 오후 8시30분쯤 경남 사천시 사천읍 한 아파트 도로에서 C양(16)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B군은 2021년 SNS(소셜미디어) 오픈채팅방에서 C양을 알게 된 이후 연락을 이어오다 지난해 연락이 줄어든 C양 태도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C양에게 호감을 갖고 있던 B군이 지난해 4월 C양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의심하면서 살해를 결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B군은 흉기와 휘발유를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등 수개월간 범행을 계획했다. 범행 10여일 전에는 C양에게 "크리스마스에 만나자"며 주소를 물었다. 범행 당일에는 준비한 도구를 챙겨 자신이 거주하는 강원 원주시에서 버스를 타고 경남 사천시로 향했다. 휘발유는 범행한 뒤 분신을 시도하기 위해 가져간 것으로 파악됐다.
C양 아파트 주변에서 기다리던 B군은 "줄 게 있다"며 C양을 밖으로 나오게 한 뒤 범행을 저지르고 흉기로 자해를 시도했다. 경찰은 B군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보고 병원 치료를 받게 한 뒤 긴급체포했다. B군은 "C양이 다른 이성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게 싫어 살해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B군을 상대로 심리 분석 등 보강 수사를 마친 뒤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소년법에 따르면 소년은 나이에 따라 △범죄소년(만 14세 이상~19세 미만) △촉법소년(만 10세 이상~14세 미만) △범법소년(만 10세 미만)으로 분류된다.
범죄소년은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기의 상·하한을 둔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있다. 단기형을 채우면 교정 당국의 평가를 받은 뒤 장기형 만료 전에 출소할 수 있다. 소년법상 징역형의 법정 최고형은 장기 15년~단기 7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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